“신축될 복합문화공간 쿠무다를 통해 불교 문화의 저변확대를 선도하겠습니다.”
은은한 조명의 홀이 잿빛 승복의 스님들로 꽉 찼다. 날렵한 나이프와 포크 사이에는 두부 스테이크가 담긴 채식 요리가 나왔다. 곱게 단장한 보살, 정장 차림의 거사들이 허리를 반듯하게 세우고 두 손을 정갈하게 합장했다. 방송과 영화에서 보던 유명 인사들도 재가불자의 테이블에 동석했다. 가곡과 클래식으로 음악회가 무르익고 둥글게 앉은 자리마다 담소가 이어졌다. 보시한 이들을 위한 축원과 불사의 염원이 모인 법석, 복합문화공간 쿠무다는 세련됨과 장엄함이 조화를 이룬 신축 기공 음악회를 통해 불교 문화기획의 다양성을 거듭 발원했다.
복합문화공간 쿠무다(대표 주석 스님)는 지난 7월30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 2층 그랜드볼룸에서 ‘복합문화공간 쿠무다 신축 기공식 저녁 만찬 음악회’를 개최했다. 300석 규모의 지정석으로 봉행된 이 자리에는 전 동국역경원장 무비, 전국비구니회장 육문,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현문, 부산 안국선원장 수불, 조계종부산연합회장 원허 스님을 비롯한 대덕 스님들과 홍순헌 해운대구청장, 김광호 해운대경찰서장 등 각 기관 대표자, 백용기 거봉그룹 회장, 박대건 대운사 신도회장을 비롯한 불자 기업인, 불자배우 견미리 씨, 에드워드 권 요리연구가 등이 참석해 쿠무다 불사의 원만한 회향을 기원했다.
이날 행사는 1부 기념법회와 2부 음악회로 진행됐다. 전 동국역경원장 무비 스님은 치사에서 “쿠무다의 새로운 도전은 이미 100년을 앞서가는 것 같다”며 “뜻깊은 불사에 동참할 수 있어서 기쁘고 앞으로 더욱 발전하는 쿠무다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금정총림 범어사 주지 경선 스님도 축사에서 “문화 법석을 기획하고 새롭게 시도해 나가는 쿠무다의 새로운 출발이 부산불교 나아가 한국 불교의 새로운 원동력이 되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쿠무다 대표 주석 스님은 “송정에 북카페를 조성하고 여러 가지 문화공연을 시도하면서 불교가 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을 고민하게 되었고 현대인들을 위한 문화 포교의 차원을 확장하기 위해 불사를 추진하게 되었다”며 “쿠무다의 새로운 출발이 불교 문화의 저변확대 나아가 종교를 넘어 모든 세대가 문화로 공감하며 정신 치유와 삶의 질 향상을 경험하는 장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쿠무다는 10년 전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에 인접한 도심포교도량인 함양 대운사 부산불교학당으로 출발했다. 2013년 부산 해운대구 송정해수욕장 구덕포의 카페거리로 이전, 2층 법당과 함께 1층에는 북카페 쿠무다 운영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7년 동안 다양한 문화행사와 강좌, 법회, 기도를 이어왔다. 올해 초부터는 매월 한 차례 찾아가는 음악회를 진행 중이다. 쿠무다의 신축 불사 계획은 지난 2017년 말 송정해수욕장에 인접한 부지확보와 함께 조감도를 공개하며 시작됐다. 새롭게 건립될 쿠무다는 지하2층, 지상8층 2,805㎥ 규모로 조성된다. 건물 내에는 해수욕장 전망의 옥상 바다법당을 비롯해 250석 규모의 문화예술공연장과 에드워드 권 요리연구가가 이끄는 프렌치 레스토랑, 숙박시설 힐링빌리지, 카페 쿠무다와 문화교육센터 등이 들어서며 2020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